TVA 24년 3분기 - 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 逃げ上手の若君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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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 逃げ上手の若君 The Elusive Samurai 2024

 

 

감독: 야마자키 유타

원작: 마츠이 유세이 - 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대원씨아이)

성우: 유이카와 아사키(호죠 토키유키), 나카무라 유이치(스와 요리시게), 야노 히나키(스와 시즈쿠), 히노 마리(네즈 코지로), 스즈시로 사유미(모치즈키 아야코), 유우키 아오이(카자마 겐바), 토야 키쿠노스케(히코베 후부키), 코니시 카츠유키(아시카가 다카우지)

 

 

내용

 

<암살교실> 완결 이후 5년 만인 2021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마츠이 유세이'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은 1333년 '가마쿠라 막부' 멸망 후 유일한 후계자인 '호죠 토키유키'가 살아남아 다시 재건의 꿈을 꾼다는 내용입니다. 

홀로 살아남ㅇ는 '토키유키'는 시나노국의 신관 '스와 요리시게'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요. 

'스와 요리시게'는 재건을 위해 '토키유키'를 도울 이를 추천합니다. 그리하여 그를 따르게 되는 비술을 쓰는 능력과 영리함을 지닌 소녀 '시즈쿠', 소년 검객 '코지로', 괴력 소녀 '아야코', 소년 도적 '카자마 겐바', 이도류 검술 실력자이자 전략가인 소년 '후부키'까지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이들은 '낭당(朗黨: 화랑과 비슷한 일본 중세의 무사 조직)'을 결성하게 됩니다. 

 

아직 십대가 되지 않은 아이들이 주인공
전쟁의 참상을 겪은 아이들

 

밸런스 붕괴

 

각 인물 설명에서 소년, 소녀가 나왔듯이 아이들이 주인공입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성인 장정과 싸우는 이야기인 것이죠. 이야기 자체가 역사의 한 부분을 상상을 덧대어 그리다보니 이후 성장기까지 고려한다면 어릴 때부터 나오는게 맞긴 한데. 문제는 극중에서 어른과 호각을 이루며 싸운다는 점이죠. 

또한, 이들이 전쟁을 겪고 아동 보호 따윌 부르짖을 상황의 시대도 아닌지라 극중에서 아이라고 참수 장면이 제외되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쟁의 참상을 비유와 교차편집으로 더 강렬하게 전달하죠. 종종 그냥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장면도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은 무의미한 살육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건 잃어버린 막부를 되찾는 것과 전쟁 대신 평화입니다. '토키유키'의 반대편에 있는 인물로 극중 메인 빌런인 '다카우지'는 파멸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로 인해 '토키유키'의 '낭당'은 명분을 얻게 되고, 시청자는 이를 응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각 인물들은 능력들이 출중하지요. 주인공인 '토키유키' 또한 도망을 잘 친다고 하는데, 달리 보면 회피술만 스킬 만렙을 찍은걸 알 수 있을 정도있을 정도이니깐요. 다들 싸움 실력이 좋고, 심지어 '후부키'는 머리도 좋아서 전략에도 능하니. 엄밀히 따지면 주인공의 성장물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보고 있으면 이미 완성형 캐릭터 이야기로 보일 정도입니다. 

아무리 만화가 원작이고, 애니라곤 해도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밸런스라면 좋을텐데. 아니라서 밸런스 자체가 엉망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라는 핸디캡은 있긴 한데, 그저 극적 긴장감용 정도의 핸디캡

 

 

관계와 불규칙한 분위기 문제

 

물론, 아이라는 캐릭터 설정과 이들이 맞서 싸우는 존재가 성인이라는 설정 자체가 이 작품만 국한되는게 아니니 뭐라 할 순 없죠. 다만, 극중 전쟁의 참담함에 대한 묘사가 허투로 묘사하지 않는데 비해, 아이들이 전쟁에 뛰어들고. 이를 밝고 가벼운 톤으로 전개된다는 점인데. 

앞서 말했듯이 성장형 캐릭터인데다가 시간의 흐름에 맞춰 이후에 나올 전쟁인 '나카센다이의 난'과 남북조 시대까지 아우러야 하기에 나이대는 적정하다고 볼 수도 있죠. 또한, 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미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희망적인 존재로서의 '아이'라는 점. 그리고 어른들의 욕망에 반대 지점에서 대비되는 역할로서도 '아이'라는 존재는 명확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개상 오락적인 부분에서 열살 미만의 아이들이 어른과 호각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만화적 허용으로 넘어갈 만하다는 거죠. 

 

하지만, 이보다 다소 더 아쉬운 부분은 바로 관계성에 있습니다. 

이들의 관계엔 '왜'가 없습니다. '왜'가 없으니 시청자에게 따로 설명을 하지 않죠. 

 

신관인 '스와 요리시게'가 그나마 예지력이 있다는 설정이기에 그가 무턱대고 '토키유키'를 따르는건 납득이 어느 정도 되죠. 게다가 그의 진짜 이유는 애니가 아니라 애니 이후 원작에서 알려주긴 합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시즈쿠'나 '아야코', '코지로'는 명확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요리시게'의 명을 따르는 듯 보이는데. 그저 명만 받드는건 또 아니란 말이죠. 후반부에 '토키유키'의 매력을 알게 되고 더 충성을 맹세하는건 함께 지내면서 깨닫는거니 넘어갈 수 있는데. 초반부에 별 갈등 없이 따르게 된다는거죠. 

그나마 '겐바'의 경우엔 영입하는 과정을 한 편의 에피소드로 다루고 있는데다가, 명확히 갈등을 드러냈고 주종관계가 금전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에 명확한 케이스입니다만. '후부키'도 그렇고 다소 불투명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후부키'는 다른 곳으로 갑니다만. 

 

좀 더 신경을 써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옛 일본의 전쟁이라 잔인한 장면도 많고, 전쟁이라 겁탈 당한다고 설명도 하죠. 하지만, 그에 비해 바로 다음 장면에서 개그를 치고,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으니 종종 불협화음이 되어 분위기가 무너지곤 합니다. 전쟁 자체를 가볍게 보는건 아닌 것 같은데, 중간중간에 끼어드는 개그는 과연 괜찮은건지 말이죠. 

 

분위기가 180도 다른 장면들이 한 에피소드 안에 여러번 반복해서 나오기도 한다.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은 없다.

 

 

단점을 커버하는 제작진

 

그런데 이 애니. 서사나 인물 관계나 설정 면에선 단점이 눈에 띄는데 반해. 작화와 연출에 있어선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좋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와 <스파이 패밀리>, <봇치 더 록!>의 '클로버웍스'가 제작을 맡은 애니답게, 준수하고 화려한 작화와 연출로 눈길을 끌게 만듭니다. 이는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와 <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의 '야마자키 유타'가 연출을 맡고, <서머타임 렌더>,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의 '니시야 나스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서인듯도 합니다. 

 

심지어 에피소드 9화를 보면 <진격의 거인>에서 입체기동씬을 도맡았던 '이마이 아리후미'의 연출을 볼 수 있는데요. 동화매수만 11,000장 이상을 사용해 눈길을 끌게 만들기도 합니다. 

정말 에피소드 1화도 극장판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에피소드 9화 헛간에서의 싸움은 가히 명불허전 그 자체이지요. 

 

'이마이 아리후미'가 맡은 것도 프로듀서인 '우메하라 쇼타' 덕분인건지. 어쨌든 전체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화려한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이 정도 되면 결과적으로 서사나 캐릭터 설정이 미흡해도 이러한 연출력과 작화로 모든걸 커버친다는걸 알 수가 있죠. 

 

1화에서
에피소드 9화의 연출은 당연 압권이다. 그래서인지 다음화 공개에 차질을 빚어 스케쥴 펑크를 일으켰다.

 

 

소제목 1

 

일본 역사책에 단 한줄 나온다는 '가마쿠라 막부'의 마지막 정통 후계자 '호죠 토키유키'의 이야기를 상상력에 빗대어 그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도망을 잘 치는 도련님>. 

분명 볼거리가 많고, 간간이 재미와 긴장감도 주기에 보는 재미는 확실한 작품입니다.

 

다만, 열 살도 채 안된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성인과 호각으로 싸우고, 전쟁터에서 사람 죽이는 일 또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점. 이야기 전개가 '요리시게'에게 퀘스트를 받아 진행되는 원패턴으로 이루어져서 수동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뭔가 서사 자체엔 크게 신경 안 쓴 듯 한데. 

 

그에 비해 작화와 연출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서, 서사를 버리고 작화와 배경묘사에 치중했다는 생각만 들게 만듭니다. 

알맹이는 부실한데, 껍데기는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그런 작품인 셈이죠.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인 재미는 충실한 애니입니다. 3분기 애니 중에서 볼거리 면에선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고요. 주인공인 '토키유키'가 주변인들에게 없지않아 묻히는 느낌도 드는데. 그럼에도 이 작품의 장점은 역사에 상상을 더해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고. 화려한 영상미로 부족한 서사와 인물들을 어느 정도 커버쳤다는 점이겠네요. 성우진도 좋아서 어차피 일본의 한 줄 역사이니 깊게 파고들지 않아도 되어서 무난하게 감상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2기 제작 소식은 없으나, 다만 허구적 서사가 많다고 하더라도 실제 역사에서 가져온거라 원작은 뒤로 갈수록 다소 답답한 면이 생깁니다. 주인공이 배신도 당하고, 실제로 '토키유키'는 '다카우지'를 상대로 이길 깜냥까진 아니라 말이죠. 물론, 원작자인 '마츠이 유세이'작가가 대체 역사물로 나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속내는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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