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같은 이야기 - 우린 어떻게 될까요 What Happens Lat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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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떻게 될까요 What Happens Later, 2023

 

감독: 맥 라이언

출연: 맥 라이언(윌라), 데이비드 듀코브니(빌), 할 리게트(공항 안내방송 목소리)

원작: 스티븐 디츠 - Shooting Star

 

 

추운 겨울, 폭설로 항공 운행이 전면 중지되고. 언제 다시 운행을 제기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낯선 공항에서 기다리게 된 '윌라'와 '빌'. 오래전 연인이었다가 헤어진 후 긴 시간이 흐른 뒤 공항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데. '빌'에겐 이미 딸과 아내가 있는 직장인이었으며, '윌라'는 심리치료를 하며 홀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이 둘은 하룻밤 동안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면서, 오래 전 헤어진 이유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나누게 된다.

 

영화 <우린 어떻게 될까요>는 '맥 라이언'이 2015년에 연출한 <이타카>에 이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원작은 '스티븐 디츠'의 <별똥별>이라는 희극으로, 원작의 느낌을 영화로 옮겨왔다. 그래서 영화 내내 두 배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되, 연극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연출로 제작되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연극 무대 느낌의 영화를 싫어한다면 이 영화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심지어 두 배우가 오롯이 극을 이끌어 나가는데다가, 작은 공항이라는 배경. 그리고 사건보단 대사로 전개되는 감정과 인물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극적 재미는 부족한 영화다. 

 

나이든 두 배우의 모습을 보는건 슬프다.

 

 

하룻밤 동안 두 사람이 아웅다웅하며, 진심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소동극에 가까운 이 영화는. 50대의 나이에 만난 두 남녀가 과연 그때 그랬더라면. 그로인해 지금은 어땠을까를 연발하며. 지나온 시간에 대한 후회를 다룬다. 

이는 어느 누구나 시간이 흘러 옛 사랑을 만난다면 똑같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그런 후회 가득한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각자의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최선이든 최고이든 간에. 결국 각자의 길이 있으며, 후회없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이야기한다. 

 

'빌'은 딸에게 의도치않게 심한 말을 했고, 아내와의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지만. '윌라'는 최대한 '빌'이 가족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빌' 또한 '윌라'가 어렵게 만나러 가는 이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주고 응원한다. 

결국, 후회되는 과거는 있었으나.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앞으로의 일에 더 집중하며 힘을 내라는 말이다. 

 

결국, 이 영화가 그러한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돌아서 간다는게 문제이고. 이미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 입장에선 둘의 해묵은 과거사를 털어버려야 더 가까워짐을 알고 있음에도 전개가 더딘 점에서 답답하게만 다가온다. 

물론, 답답하긴 하겠지만. 우리 또한 단도직입적으로 꺼내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답답할지언정 빙빙 돌아서 마지막엔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마냥 어리석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답답한데, 쉽지 않은 것도 안다.

 

 

그보다 이 영화처럼 나이 50이 되어서 옛 연인을 만나, 과거에 말못한 오해를 푸는 것 자체가 판타지라는걸 우린 알고 있다. 이는 감독과 각본을 맡은 '맥 라이언'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물론, 원작이 되는 연극도 동일하겠지만, 영화는 공항 안내원을 통해 주인공 사이에 개입하여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어느 순간 현실로 가는 듯 할 때 판타지로 떨어뜨려 놓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판타지를 통해서라도 후회를 달래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애초에 이런건 판타지니 적당히 후회하고, 현실로 돌아가라는 말일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판타지적 이야기보다, 전성기 시절의 두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더 보고 싶어진다는게 문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엑스파일>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충동을 계속 느끼게 만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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