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의 나라 七夕の国 2024 - 디즈니+ 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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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의 나라 七夕の国 Tanabata no Kuni 2024

 

연출: 카와이 하야토, 사노 다카히데, 요노스케 타키

극본: 아사토 마리, 이와아키 히토요, 미요시 아키코, 요노스케 타키, 오에 다카마사

원작: 이와아키 히토시 - 칠석의 나라 (학산)

출연: 호소다 카나타(미나미마루 요지 / 남마루), 후지노 료코(히가시마루 사치코), 마이 키류(에미), 야마다 타카유키(마루카미 요리유키), 우에스기 슈헤이(히가시마루 다카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칠석의 나라>는 <기생수>로 유명한 만화가 '이와아키 히토시'가 96년부터 99년까지 '빅 코믹 스피리츠'에서 연재한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단행본 4권까지 출판되었으며, 국내에서도 4권 모두 출간되었다. 

<칠석의 나라> 내용은 '남마루'라는 대학 졸업을 앞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 자신에게 유일하게 있는 구체를 만들어 물건에 구멍을 내는 능력을 취업에 활용해보려는 생각 중에 마루카미 마을로 갔다가 실종된 민속학 교수의 연구 제자들과 엮이게 되어 마루카미 마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인 줄 알았던 능력이 실은 마을 대대로 마을의 유지에게만 내려오는 능력이었으며, 이 능력을 가진 또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도쿄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드라마 <칠석의 나라>는 원작의 플롯을 그대로 따라간다. 중간 중간에 살을 덧 붙이거나,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긴 하지만. 실제로 이 작품 내에서 크게 영향을 주진 못하는터라 10부작 분량에 맞추기 위한 궁여지책 정도로 보인다. 물론, '사치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나 살인을 할 뻔한 '남마루'의 이야기든 캐릭터 서사가 원작에 비해 좀 더 좋아진 점도 사실이긴 하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원작의 부족한 점을 드라마에선 어느 정도 커버치는 느낌이 들긴 한다. 그럼에도 원작의 플롯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결말에 이르러서도 원작이 가지는 아쉬운 부분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게 한계로 다가온다. 

 

이왕이면 재해석을 가미해서 좀 더 치고 나가도 될 것 같은데, 명확하게 선을 그어버린 느낌이다. 원작이 이러하니 이 원작에 최대한 맞추자고. 그래서 최종 10화에 이르면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가 뭔가 할 것처럼 등장했음에도 그런 기대감을 저버리며 공기화되어 버린다. 

원작에서도 '남마루'와 '사치코', '요리유키'를 제외하면 거의 공기화되어 버리는데. 드라마에서도 신생 캐릭터가 들어갈 틈은 없더라는 것. 

 

 

 

'창을 여는 자'와 '창을 보는 자'는 원작에서도 중요한 만큼, 극중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긴 한다. 그런데 텍스트로 이루어진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선 중요하단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게 함정. 원작에선 마루카미 마을의 능력으로 인해 불행에 빠지는 전체와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사치코'와 '요리유키'를 통해 억압된 전통과 미지에 대한 동경과 욕망이 파멸로 몰고가는데. 

드라마는 좀 더 단순해진 느낌이다. 이게 단순히 텍스트와 영상의 차이에서 오는 이유도 있겠지만, 원작에서 수동적인 '남마루'가 옆에서 지켜보는 관찰자 역할에서 머물던 느낌이 드라마에선 약간이지만 능동적인 느낌을 더해줘서 마냥 관찰자 입장의 느낌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 몫한다. 

 

그렇다보니 지극히 '남마루'라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국한되는 느낌도 있다. 

특히, 결말부에 이르면 원작에선 '좋은 경험'을 하고 앞으로 좀 더 희망차게 간다는 느낌이라면, 드라마는 한층 성숙해지고 성장하여 스스로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처럼 그려진다. 

그래서 민간신앙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로 넘어가는 모든게 드라마에선 '남마루'라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는거다. 

 

아무래도 원작을 읽은 지 꽤 되었고,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만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드라마 <칠석의 나라>는 원작에 나름 충실하다보니 아무래도 단점도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한계를 지닌 작품이다. 초반부의 흥미로움과 미스터리물 답게 매 한 편씩 끝날 때마다 다음 편이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도 나쁘진 않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서도 썩 잘 활용한 느낌이 없고, 더불어 원작대로 가는데도 불구하고 원작보다 연출이 못할 때도 있어서 가뜩이나 원작도 긴장감이 제로에 가까운데. 이 실사 드라마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친다는게 문제다. 

 

뒤로 갈수록 호기심과 긴장감을 불어넣진 못하니 안타까운 드라마다. 

그보다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만들 생각을 한 것도 신기하고. 원작도 그리 화려한 이야기도 전개도 없었는데 말이다. 물론, 모든 감독들은 그러한 단점을 뛰어넘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만들긴 하지만. 막상 이 드라마에서 그 정도의 의도나 기백이 보이진 않아서 여러모로 의아한 드라마다.

 

디즈니+로 공개되긴 했어도 19금 드라마이고, 사지가 잘려 나가는 등의 묘사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서 이쪽으로 불편함을 가지는 분들이라면 안보는게 좋다. 그렇다고 많이 등장하거나 길게 나오는건 또 아니라서 적당히 뛰어넘어서 볼 수 있긴 하다. 

 

 

 

결론은 아쉽다. 

원작의 부족한 부분을 좀 더 채워넣긴 하지만, 원작의 틀을 가지고 있어서 원작과 동일하게 소소하게 끝을 맺어버린다는 점과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음에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원작 못지 않게 긴장감이 제로에 가까운데다가 전개가 미적지근해서 여러모로 루즈한 편이다. 

그럼에도 원작에 최대한 충실한 케이스인데다가, 원작의 단점을 어느 정도 커버치는 점에선 장점이다. 

그래서 소소하게 볼만하긴 한데, 추천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다. 원작 팬이라고 해서 좋게 보기엔 큰 장점이 없다는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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