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 모노노케 モノノ怪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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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심야 시간대에 방영되었던 옴니버스 괴담 애니 <괴 ~아야카시~>에서 세 번째 이야기인 <바케네코(괴묘)>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구성되었었다. 게다가 한지에 그린 듯한 작화와 추리물의 성격을 띄고 있는 점, 그러면서 오컬트물이며 퇴마물도 섞여 보는 재미를 더 해줬다. 더군다나 <바케네코>에서 다룬 이야기는 한 여인의 삶을 유린하고 망가뜨린 인물들을 등장시켜 고통받는 여성을 보여줬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끔살시킨건 덤. 
덕분에 여러모로 남성과 여성 모두 호감도가 높았던 이야기인데, 앞서 언급했듯이 <바케네코> 자체가 원작이 없는데다가 이야기 자체가 확장성을 언제든 열어두고 있었던터라 바로 이듬 해에 <모노노케>라는 제목으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심지어 <바케네코>에서 등장했던 캐릭터가 <모노노케>에서도 등장해 연결성까지 갖춘 작품이 되었다. 

 

<모노노케>는 총 12화에 걸쳐 5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1~2화는 <좌부동자>, 3~5화는 <우미보즈>, 6~7화는 <달걀귀신>, 8~9화는 <누에>, 10~12화는 <바케네코>로 이루어져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연결성은 없다. 다만, <우미보즈>편에서는 <괴 ~아야카시~>의 <바케네코>편에 나왔던 '카요'가 다시 한 번 등장해서 유일하게 연결성을 가지고 있으며, <괴 ~아야카시~>와 동일한 에피소드 제목을 가진 <바케네코>편에선 시간대를 뛰어넘어 다이쇼 시대로 넘어오는데. 각 등장인물의 모습이 <괴 ~아야카시~>의 <바케네코>에 등장한 캐릭터의 디자인과 매우 흡사하다. 그 중 '치요'라는 캐릭터는 앞서 나온 '카요'와 동일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약장수'와 '천칭'이 '치요'에게 아는 듯한 모습을 보여 환생했다는 설정으로 보인다. 

 


환생 설정 덕분에 '약장수'는 시간이 흘러도 늙지 않는 불로의 능력을 가진 듯 보이는데, 이 또한 <우미보즈>에서 언급하길 아무것도 없을 때. 즉, '약장수'가 제거하고 다니는 '모노노케'가 없을 때가 마지막임을 시사해 보여 결국 '모노노케'를 제거하기 위해 늙지 않고 돌아다니는 인물로 추측하게 만든다. 

TVA <모노노케>는 <괴 ~아야카시~> 때의 성향을 이어받아 대체로 여성의 핍박받는 삶을 그려내고 있다. 첫 에피소드인 <좌부동자>에선 기방에서 죽어나간 죄없은 아기들과 낙태를 당한 기녀들을 그리고 있으며, <우미보즈>에선 바다에 생매장된 여동생의 이야기를, <달걀귀신>은 험난한 시집살이와 딸로서 엄마에게 기쁨을 주고자 스스로 모든걸 포기한 여성의 이야기. <누에>편은 좀 애매하긴 한데, 극중 가주인 여성이 가지고 있던 물건 때문에 구혼자에게 살해를 당했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바케노코>편에서는 진취적인 여성기자가 진실을 찾아내지만 오히려 편집장한테 살해를 당한다. 

즉, <모노노케>의 주된 희생자는 힘없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원한에 맺힌 '모노노케(원령)'이 되어 복수를 하는데 이를 '약장수'가 막아낸다는 기본 플롯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단, 가해자들은 모두 끔살 당한다는게 함정. 물론, '약장수' 입장에선 선한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제거하는 것도 목적이겠지만. 대체로 죽을 애들은 모두 죽고, 마지막에서야 '모노노케'. 즉, '원령'을 제거한다. 

 


이 패턴이 동일하게 이어지는데도, 적당히 추리물의 형식을 띄고 있어서 마냥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심지어 마지막 <바케네코>편에선 시간대를 뛰어넘으며, <우미보즈>는 미스터리함을 증가시켰다. <달걀귀신>과 <좌부동자>는 서정성을, <누에>편은 인물군상극을 볼 수 있어서 각각 비슷해 보여도 차이를 주기 위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그럼에도 <괴 ~아야카시~>때와 마찬가지로 컷 편집과 순간 장면 전환이 빠른데다가 의미심장한 장면들을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현란한 편집 연출을 보여주는데. 이로 인해 다소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무슨 전개인지 파악하는게 느려질 때가 있다. 또한, 산만한 느낌도 들기도 하고.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여성이 받는 고통을 다루되 불편함없이 공감하며 다가갈 수 있는데다가, '약장수'의 능력을 보여줄 땐 현란한 연출을 선보여 기본 이상은 해주는터라 약간의 산만함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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