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 괴 ~ ayakashi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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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 ~ayakashi~>는 2006년에 일본 도쿄MX 심야시간대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요츠야 괴담>, <천수 이야기>, <바케네코(괴묘)>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데 묶은 애니다. 제목의 <괴(怪)>가 '괴이하다'의 뜻으로 '괴담'의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세 이야기 모두 '괴담'이라는 말. 
그래서인지 <전설의 고향> 느낌도 있는데, 제작도 2006년 작임에도 불구하고 4:3 비율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요츠야 괴담>의 내용은 <요츠야 괴담>의 원작자인 '츠루야 난보쿠'가 화자로 등장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중간중간에 <요츠야 괴담>에 대한 원전과 이후 변형된 이야기들을 들려주어 보는 재미를 더 해준다. 
내용은 '이와'라는 여성이 '이에몬'이라는 사무라이에게 속아 아버지도 잃고, 자신의 삶도 잃어버리게 된다. 심지어 독을 먹어 얼굴이 썩어버리는데, '이와'는 '이에몬'을 저주하며 죽어버린다. 이후 '이와'가 '이에몬'과 그의 주변인들을 모두 끔살시킨다는 복수극이다. 

원작이 있는 이야기이고, 일본에서 가부키로 초연되어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을 애니화했다. 그런데 그냥 애니화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요츠야 괴담>의 원작자를 화자로 삼아 유령이 된 그가 '이와'의 저주는 끝나지 않았다며 공포감을 마지막까지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요츠야 괴담> 자체가 복수를 위해 서서히 옥 죄는 처절함을 그리고 있는데, '난보쿠'는 그녀의 저주가 과연 끝났다고 생각하냐면서 애니를 보는 이에게도 넘어갈 수 있다며 저주를 떠 넘긴다. 
그래서 작중 스토리나 전개 방식 모두 <괴 ~아야카시~>에 걸맞게 진행되어 3개의 에피소드 중 가장 괴담의 형식을 잘 띄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천수 이야기>는 망각신이라 불리는 존재와 인간 남성인 '즈쇼노스케'간의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다. 첫 눈에 반한 둘이지만,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간의 사랑으로 인해 '망각신'으로서의 힘을 잃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내용. '즈쇼노스케'는 '망각신'인 '토미히메'를 따라간다. 
이 둘의 절절한 로맨스에 이 둘의 죽음을 부추기는 인간의 탐욕이 더 해져 대비되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80년대 괴담 소설가 '이즈미 쿄카'의 괴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가 다소 올드하다는 단점이 있다. 

극중, '즈쇼노스케'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있는 상태에서 '토미히메'와 눈이 맞아 떠나 버린다. 심지어 중간에 '토미히메'는 자신과 다른 망각신 모두 힘이 약화되는 처지로 인해 '즈쇼노스케'를 잊기 위해 돌려보내고. '즈쇼노스케'는 결국 약혼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상황에서 아내가 된 여성이 '즈쇼노스케'가 간직한 '토미히메'의 빗으로 인해 질투심에 쇼군에게 토벌을 요청하게 되는 것. '즈쇼노스케'는 당연히 아내가 있음에도 너랑 못살겠다며 '토미히메'에게 가버린 후, 인간을 상대로 싸우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불륜 치정극 때문에 벌어지는 대환장 파티라서, 예전이라면 뜨겁고 기묘한 로맨스로 볼 수 있겠으나. 지금 보면 와닿지가 않는다는게 단점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이야기로 <바케네코> 혹은 <괴묘>라 불리는 이야기다. 이야기 자체가 오리지널이라서 극적 재미는 앞의 두 작품보다 더 높은데다가 연출도 한지 위에다가 그린 느낌이라 색다른 매력이 있다. 다만, 연출 자체가 빠른 컷편집으로 인해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용은 에도 시대 사무라이 가문의 딸이 혼인을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알 수 없는 존재로 인해 죽임을 당한다. 지나가던 '약장수'는 이 모든 것이 '모노노케(원령)'의 짓임을 깨닫고 제거하고자 하는데. 문제는 유일하게 '모노노케'를 제거할 수 있는 칼을 칼집에서 꺼내기 위해선 '형태', '내력', '까닭'을 알아야 한다는 것. 결국, '약장수'는 갇힌 공간에서 '모노노케'를 제거하기 위해 당사자들에게 진실을 묻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진실을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면서 점점 위기에 몰린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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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이야기 자체가 오리지널이라서 꽤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다. 심지어 이 이야기 자체가 앞의 두 작품처럼 완결형식이 아닌 주인공 중심의 서사물이서 이야기의 확장도 가능한데. 실제로 이듬해 2007년에 <모노노케>라는 제목으로 단독 애니가 방영되기도 했다. 또한, 2024년엔 일본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확장 가능성도 좋고, 이야기도 오리지널이라서 '약장수' 캐릭터에게 퇴마사의 성격과 진실을 파헤친다는 탐정 스타일을 섞어 이야기의 전개가 추리물에 오컬트물이 더 해져 흥미롭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에피소드는 억울하게 죽어버린 여성의 이야기라 남성과 여성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것도 장점인 것이다. 비록 괴담으로서의 성격은 다소 약화되긴 했지만, 일본을 배경으로 판타지적 오컬트 성향이 마냥 '괴이한'이야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라 얼추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각각 4, 4, 3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애니로 '괴담'의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제작진이 각 에피소드마다 모두 달라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접할 수 있다는게 이 애니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이야기 자체가 옛 이야기인데다가 괴담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보니, 다소 올드한 느낌도 있고 성향에 따라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겐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일본색도 짙은 편이라 일본 고전 괴담 쪽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즐길 수 있을 애니. 
아니라면 굳이 추천은 못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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