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애나 켄드릭
출연: 애나 켄드릭(셰릴 브래드쇼), 다니엘 조바토(로드니 알칼리), 어텀 베스트(에이미), 니콜레트 로빈슨(로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은 <피치 퍼펙트>의 '애나 켄드릭'이 주연을 맡았으며, 그녀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원래 '클로이 오쿠노'감독이 <셰릴과 로드니>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의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할 예정이었으며, '애나 켄드릭'이 주연으로 확정이 되었으나. 최종적으로 '클로이 오쿠노'가 하차하고, 넷플릭스는 손을 떼버리고 만다. 갑자기 공중분해 된 시나리오를 들게 된 '애나 켄드릭'은 직접 연출을 맡기로 한 영화다. 23년 넷플릭스는 선댄스에 출품된 이 영화를 미국을 비롯한 해외 몇군데의 배급권을 구매하여, 24년 10월에 정식으로 공개하게 되었다.
내용은 70년대 '데이팅 게임 킬러'라는 별칭을 얻게 된 '로드니 알칼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78년 여성 한 명이 세 명의 남성을 놓고 데이트 상대자를 가리는 방송 프로그램인 <더 데이팅 게임(The Dating Game)>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극중 주인공인 '셰릴'은 세 남성 중에서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여성 출연자였다. '셰릴'의 질문에 호감있게, 지적이게 척척 대답하는 '로드니'는 최종적으로 선택 받게 된다.
영화는 '셰릴'과 '로드니'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진행된다. '셰릴'의 이야기는 방송국에 참여하게 되는 순방향이라면, '로드니'는 범죄를 중심으로 시간대를 넘나든다. 물론, 방송이 있었던 78년을 중심으로 하고 있긴 한데.
이로서 '로드니'의 살인 행각은 다양한 시간대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셰릴'과 '로드니'가 본격적으로 만나는 쇼 프로그램에서는 '로라'의 회상을 통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지인들이 한 두명이 아님을 시사한다.
이렇게 영화는 다각도로 범죄자 한 명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을 다룬다.
이는 영화의 제목인 <오늘의 여자 주인공>이 방송에서 '주인공'이 된 상황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에게 지목된 여성 피해자라는 이중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그 중 여성 피해자라는 의미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셰릴'을 통한 끊임없는 차별적, 모욕적 언행과 행동들을 끊임없이 드러내 보인다.
그로 인해, '로드니'의 범죄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그런 시대적 배경이 주는 피해자까지 모두 모아서 이야기한다. '셰릴'의 첫 장면부터 그런 문제는 노골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노골적인 상황 속에서 당당하게 반대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상대를 탐색하고, 차선의 선택으로 상대를 맞춰주는데 노력한다.
'셰릴'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지만, 더 큰 사건과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대 남성의 감정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은연 중에 깔려 있는 불안감은 이 영화의 서스펜스를 한 껏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가만히 보면, '로드니'가 어떻게 여성들이 넘어 오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쇼에 참여했던 세 명의 남성 중 '로드니'의 대사를 보면 적당히 센스 있으면서도,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노골적인 언행을 하지 않는다. 이는 영화 내내 등장하는 뭇 남성들의 대사들과 비교하면 확연히 알 수가 있다.
한 마디로 70년대 당시의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발언들은 오히려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로드니'에게 이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백인 남성으로서 경찰은 진지하게 수사하지 않으며, '로라'가 목격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는다.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은 그런 시대가 그런 범죄자를 만들었음을 날카롭게 지적해준다.
배우로 활동하면서 통통 튀는 연기가 제격인데다가, 의도치 않게 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된 터라 '애나 켄드릭'의 첫 영화가 과연 괜찮을지가 의심스러웠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했던 모든 것들을 해소시켜준 영화였다.
안정된 연출에 시대적 배경과 실제 범죄를 접목 시켜, 만연했던 여성 차별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또한, '셰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되 '에이미'와 '로라'를 통해 범죄와 어떻게 엮이고,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각본 자체도 좋았겠지만, 연기 지도나 연출 등이 깔끔한데다가 주연을 맡은 본인도 자기 역에 충실한터라 실화를 다룬 범죄 서스펜스물로서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히 제시하며 이끈 점 등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영화다.
'애나 켄드릭'의 첫 연출작 신고식은 훌륭한터라, 다음 차기작도 기대가 된다.
★ ★ ★ ★ - 첫 연출작인데도 훌륭하게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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