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란 戰, 亂 Uprising,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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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란 戰, 亂 Uprising, 2024

 

 

감독: 김상만

출연: 강동원(천영), 박정민(종려), 차승원(선조), 김신록(범동), 진선규(자령), 정성일(깃카와 겐신), 조한철(이덕형)

 

 

이례적으로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 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전, 란>이었다. 유럽의 영화제에 비해 OTT에 대한 규제나 반대입장은 거의 없는 국내라서 가능했던 것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 중 한 명이 바로 '박찬욱'감독이란 점도 있었을 것이다.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불러모았던게 '박찬욱'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다는 영화였으니깐. 게다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관심이 안 생길 수가 없었고, 최근 <헤어질 결심>까지 보더라도 그의 디테일은 나날이 살아났으니깐. 

여기에 '강동원'과 '박정민'이 호흡을 맞추고, <심야의 FM>(10)을 연출했던 '김상만'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쯤되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떠한가. 중요한건 '박찬욱'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거지 연출을 맡은건 아니니깐. 

 

내용은 임진왜란 전 후를 배경으로 전쟁(戰)과 백성들의 난(亂)을 다루고 있다. '전'과 '난' 사이에 쉼표가 있는 이유는 이 영화가 임진왜란 7년을 건너뛰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주인공 '천영'과 '종려'의 이야기를, 그리고 7년을 스킵한 후 임진왜란 후 '천영'과 '종려'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조'가 곁가지로 붙는다. 

 

 

 

무사집안의 외아들 '종려'는 몸종인 '천영'과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을 다지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그들을 엇갈리게 만들어 결국 서로 오해를 쌓게 된다. 

 

생각보다 뻔한 이야기에 별 내용이 없다. 그냥 두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종극에 이르러서야 서로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 사이에 '선조'는 백성을 놔두고 도망칠 궁리를 하거나 어떻게든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철없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일본군의 수장인 '겐신'은 '천영'과 한차례 싸움을 한 후, 다시 마지막에 붙게 되는데. 그냥 '천영'과 '종려'가 이루어질 수 없는 우정을 위해 등장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 이상은 없다.

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선조'와 '겟신'은 다소 노골적인 역사문제를 되짚어보긴 한다. 

 

어쨌든 '천영'과 '종려'의 이야기는 단순하고 둘 사이가 그리 깊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냐면 마지막에 '종려'가 '천영'의 말 한마디에 생각을 고쳐먹는 모습이 전혀 와닿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 둘 사이의 밸런스도 맞지 않아서 '천영'이 너무 막강하게 나와 일방적으로 '종려'의 행동엔 응당 당위성도 없고, 그렇다고 뭔가 위협적이지도 못해 '천영'에게 끌려가는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둘 사이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아쉽다. 

 

 

 

대신 영화는 두 주인공 만큼 주변의 인물들에게도 매력을 선사하고, 액션 시퀀스에 많은 부분 할애한다. 두 주인공의 단점을 다른 방향으로 상쇄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잘 먹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그럭저럭 볼만한 재미를 선사하긴 하지만, 여전히 극을 이끌어야 하는 두 인물의 서사나 매력이 떨어지니 속 빈 강정마냥 보게된다. 

 

그래도 재미있는건 '박찬욱'감독의 센스가 각본에서 드러난다는거다. 적당히 웃겨주면서 하고 싶은 말을 각 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낸다. '선조'를 통해선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일제 청산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통역사는 마지막까지 웃음을 준다. 전쟁과 난 속에서 결국 호위호식하는 이들은 전쟁을 이용한 이들이었으며, 전쟁과 난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음을 이야기한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다. 뭔가 엄청나게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닌지라 가볍게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전,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평점
10.0 (2024.10.11 개봉)
감독
김상만
출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전배수, 조한철, 전진오, 강길우, 이민재, 홍서준, 최대훈, 황보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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