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 샌더스
원작: 피터 브라운 - 와일드 로봇
성우: 루피타 뇽오(로즈), 킷 코너(브라이트빌), 페드로 파스칼(핑크), 캐서린 오하라(핑크테일), 빌 나이(롱넥), 스테파니 수(본트라), 마크 해밀(토른), 빙 레임스(썬더볼트), 맷 베리(패들러), 윤아영(로즈), 김민주(브라이트빌), 신경선(핑크), 김성연(핑크테일), 구자형(롱넥), 김채린(본트라)
아동 문학 작가 '피터 브라운'의 3부작 어린이 소설 <와일드 로봇>을 원작으로 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은 <릴로와 스티치>, <드래곤 길들이기>, <크루즈 패밀리>의 '크리스 샌더스'가 연출과 각본을 맡은 영화다.
이번 영화가 드림웍스의 자체 제작 애니로선 마지막 애니이기도 한데. 이후부턴 외주 제작으로 진행된단다.
영화의 내용은 사고로 한 섬에서 깨어난 '로줌 유닛 7134'. 일명 '로즈'는 인간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진 가정용 로봇으로, 외딴 섬에서 야생동물의 언어를 파악한 후 자신이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맨다. 그러다 사고로 한 기러기 둥지를 박살내고. 그곳에서 홀로 살아남은 새끼 기러기를 발견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 양육을 도와줄 여우 '핑크'가 함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어린이 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에 동물과 로봇이라는 괴리감은 굳이 의미없는 설정인 듯 하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 로봇은 인간 못지 않게 주제를 대리 전달한다.
'브라이트빌'을 성장시키기 위한 양육에 대한 모습부터 '핑크'와 공존하게 되는 대체가족의 모습. 그리고 '로즈'로 대변되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깨우쳐 가는 과정 등. 인간이 아닌 존재를 내세우지만, 인간에 대한 본질적 묘사는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로즈'와 함께하는 '브라이트빌'과 '핑크'. 그리고 주변에 사는 모든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 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는걸 알 수 있다. 그러니깐 이 영화는 어린이 영화에 성인의 이야기가 더해진거지. 성인 영화에서 유치한 설정이 들어간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종종 로봇과 동물들의 등장이 이상하다거나, 동물들이 왜 서로를 먹이로 삼지 않느냐 등의 의문문은 이 영화에서 해당사항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아이들 영화로서, 가족 영화로서 잘 만들어진 영화일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확하겐 100% 잘 만든 영화라고 보기엔 어렵다. 어린이 영화라고 점수를 후회게 준다고 해도 아쉬운 점은 있으니깐.
분명 영화는 '로즈'를 통해 양육과 대체 가족, 더불어 살아가는 이해와 공감을 제시하고. 은근슬쩍 철새들이 지날 때 금문교가 물에 잠긴 모습을 보여주며,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환경 문제를 일깨운다.
이렇듯 상당히 많은 설정들이 한 영화에 집약되어 있다보니 전반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다. 그리고 일일이 주제를 한데모아 풀어헤쳐야 하니 에피소드 전개가 상당히 빠르다. 분명 어느 지점에선 감동을 받고 여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그런 감정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군데군데 에피소드에선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들을 배치시켜 놓고 있으니.
결국, 할 이야기도 많고 보여줘야 할 것도 많고, 심지어 감동도 계속 줘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분명 2D같은 3D 애니에 수채화 느낌을 선사함으로 보는 재미를 더 올려주긴 하지만. 이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나에 압축하다보니 빠른 전개 속에 뭔가 느끼면서 감상하기엔 별로 좋지 못한 영화다.
어쩌면, 숏츠나 짧은 영상에 더 익숙한 우리와 아이들 입장에선 빠르게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에피소드를 나열하여 부담을 줄였을 수도 있다. 이런 방법이 앞으로도 잘 먹힐텐데. 일단, 그런 연출 덕분인지 국내와 북미에서 좋은 반응과 흥행을 이끌고 있다.
<와일드 로봇> 영화 자체는 잘 만들어진 영화다. 색감도 좋고, 애니로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훌륭히 구현해 낸다. 적당히 인간사를 건드리며 관객의 감정선도 건드리기도 하고.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이나 <니모를 찾아서>처럼 양육과 보호자의 책무에 대한 이야기가 동일하게 반복되고, <A.I.>나 <월E>처럼 감정과 사고하는 정신을 갖는 모습을 보면 굳이 따라한건 아니겠지만. 왠지 영향을 받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크리스 샌더스'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알지도 못하겠지만. 비슷한 느낌을 선사하니, 서양과 동양이 갖는 보호자에 대한 생각들은 동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건 <와일드 로봇>은 아쉬운 지점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주제와 감정을 계속 건드리려는 감독의 욕심도 명확히 보이는 영화이고. 하지만, 그런 욕심들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가족 영화로서 흠잡을 데 없어 추천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 수 있을 영화이기도 하다.
★ ★ ★ ★
# 다만 이 영화가 드림웍스 자체 제작 마지막 애니인지라 본작에선 서로 공존을 내세우면서, 현실에선 이 애니를 끝으로 많은 애니메이터가 퇴사처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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