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액츄얼리>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던 '리처드 커티스'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아동 도서 3부작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이 동화책을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바로 <그해 크리스마스에는>이다. 원작자인 '리처드 커티스'는 각본에도 참여했는데. 그래서인지 <러브 액츄얼리>처럼 각기 다른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러브 액츄얼리>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 서로 아는 사이이며, 한데 뭉치기도 한다.
내용은 영국의 작은 해안 마을 웰링턴온씨를 배경으로 최악의 눈보라가 들이닥친 크리스마스에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학생이자 같은 학년의 '샘'을 좋아하는 '대니'는 크리스마스에 아빠와 함께 보낼 생각에 기쁘지만, 눈보라로 그런 희망은 무너진다. 심지어 간호사인 엄마도 간병을 위해 크리스마스에 일하러 가고. 결국 '대니'는 앞집에 사는 '트래퍼'선생님과 함께 되는데...
한편, 쌍둥이지만 성격이 극과 극으로 다른 '샘'과 '찰리'. 조용하고 착한 '샘'과 달리 사사건건 사고를 일으키는 '찰리'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은 '샘'만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찰리'도 받게 된다. 대체 왜 '찰리'가 받게 된건지 '샘'은 이유를 찾아나서고. 세 가정이 가까이 사는 '버나뎃' 가족의 이웃들. 나이가 제일 많은 '버나뎃'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버나뎃'의 부모와 이웃 어른들은 근처 마을 파티에 참석한다. 하지만 눈보라로 어른들은 중간에 갇히게 되고, '버나뎃'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매번 동일한 크리스마스 보내기를 멋지게 바꿔보고자 한다.
이런 크리스마스 이벤트성 영화들의 장점은 뚜렷한 악당이 없다는 것이다. 각자의 사연과 고민이 있다고 하지만 그런 고민들이 외부의 적들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봐야 기후재난과 같은 일이고. 이 기후재난 또한 도구적으로 사용될 뿐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을 해소하고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데 사용되어진다.
그러니깐 이 영화 <그해 크리스마스에는>도 그런 설정에 충실하다. 극중 최악의 눈보라가 불어닥치지만 '대니'가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문제적 요소는 그저 또 다른 관계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버나뎃'의 계획을 위한 훌륭한 도구로 사용되어 질 뿐이다.
더불어 모든 갈등과 문제들을 해결하고 해피엔딩을 위한 도구로 적절하게 사용되어진다.
각각의 인물들의 갈등과 봉합 또한 깊게 다루지 않는다. 그냥 크리스마스를 위해 적당히 던져놓기만 하는데. 이 영화의 장점은 그런 갈등도 모두 훌륭히 해결한다는 점이다. 물론, 크리스마스용 영화들이 대개 그렇듯이 갈등의 골이 깊지 않다. 크리스마스라는 특수한 날을 위해 가벼운 갈등을 일으켜야 적당히, 그리고 쉽게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영화들이 가볍게만 다루는게 아니긴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는 가족영화이자 애니메이션으로 깊게 다루어봤자 무거운 분위기만 드러낼 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기에 뭘 바라겠는가.
깊게 다루지 않는다고 나쁜 영화도 아니고, 못 만든 영화는 또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각자의 고민과 갈등이 결말에서 해소되고, 해피엔딩을 완벽하게 이루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 <그해 크리스마스에는>도 이러한 과정을 소화해내기에 가족들 모두 모여 보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엄청난 퀄리티의 3D 애니는 아니지만, 적어도 불쾌한 골짜기도 없고. 아이와 어른 모두 부담없이 볼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를 선사한다.
그보다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 애니를 보고 있으면, 여러모로 국가적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흥미가 생긴다.
당장에 '트래퍼'선생님은 극중 아이들의 담임이자 선생님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가 '트래퍼'에게 가르침을 받아 그녀의 말에 모두가 움직인다는 점이다. 한 마을에 오래 살면서 모두에게 인정받고, 선생님으로서 영향력을 성인이 된 제자에게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극중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에 아무도 '트래퍼'에게 찾아가지 않는데. 아마도 그런 무서운 성향과 사람들을 피하는 '트래퍼'의 성향이겠지.
또한, 한겨울에 바닷물에 뛰어드는건 대체 왜그러는건지 모르겠다. 들어갔다가 너무 차가워서 심장마비 걸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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