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블루>, <파프리카>의 고'곤 사토시'가 연출과 각본,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영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퍼펙트 블루>와 <천년여우>에 이어 세 번째로 발표한 작품으로서 국내에선 유작인 <파프리카> 개봉 후 네 번째로 2007년에 소개되었다.
원제는 <도쿄 갓파더즈(Tokyo godfathers)>. 원제보다 국내 제목이 영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준다. 물론, 극중 결말에서 '대부(godfather)'라는 단어가 쓰이긴 하지만, 애초에 제목의 유래가 '존 포드'의 <3인의 대부>를 오마주한거라 작중 스토리와 연결되는 지점이 많이 약하다.
내용은 언제나 까칠하지만 심성은 착한 '긴'과 여자를 꿈꾸는 남자 '하나', 그리고 가출 소녀 '미유키'는 홈리스로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지낸다. 그들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쓰레기더미에서 한 아기를 발견하고, '키요코'라 이름을 짓고 '하나'는 아이를 키우고자 한다. 하지만 '긴'과 '미유키'의 반대로 '하나'는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되 설명을 듣고 납득이 되면 돌려주겠다며 함께 찾아나서자고 제안한다.
세 명의 노숙자들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곤 사토시'가 앞선 두 작품이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흥행 수익이 저조하자, 오직 수익성을 위해 제작된 오락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곤 사토시'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이야기가 간결해서 이해하기가 쉽고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만큼 대체로 따뜻한 감성을 유지하고자 한 모습이 보인다.
적당히 유머도 가지고 있어서 심각한 분위기도 최대한 덜어낸 것을 알 수가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곤 사토시' 특유의 작풍과 실사에 가까울 정도로의 디테일한 움직임. 현실과 비현실성 사이를 오가는 전개는 여전한 편이다. 이 부분은 '곤 사토시'의 트레이드마크이니 이마저도 바뀌었다면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곤 사토시' 특징을 가지고 제작된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이후까지 세 명의 노숙자들이 아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의 과거가 밝혀지는데. 아기의 부모를 데려다준다는 간략한 설정 내에서도 서로 얼키고 설키는 관계와 마지막 반전까지 가지고 있어서 재미를 더 해준다. 별거 없는 이야기라 과연 재미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이내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만큼 '곤 사토시'가 오락성에 사활을 걸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야기가 우연에 우연이 더 해진 이야기라 편의적으로 사건들을 나열하고 풀어내는 듯 하지만. 결국은 그런 우연 조차도 세 명의 주인공들이 한 명의 아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우연'이 '기적'이 되는 순간을 그리고 있는터라 마냥 손쉬운 장치로 쓰인건 아니다. 극중에서도 '하나'는 '키요코'가 '기적'을 일으킨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영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곤 사토시'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 질감 안에서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따뜻함이 함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애니의 작화를 보고 망설임은 금물, 직접 보고 판단하는걸 추천하는 애니다.
- 평점
- 8.5 (2024.12.11 개봉)
- 감독
- 곤 사토시
- 출연
- 에모리 토오루, 우메가키 요시아키, 오카모토 아야, 가토 세이조, 이시마루 히로야, 사이카치 류지, 야라 유사쿠, 노토 마미코, 오오츠카 아키오, 코야마 리키야
★ ★ ★ ★ - 재미와 따뜻함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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