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잭 크레거
출연: 조지나 캠벨(테스), 저스틴 롱(케일), 빌 스카스가드(키스), 리차드 블레이크(프랭크), 제임스 버틀러(안드레)
영화 <바바리안>은 '20세기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로 원래 '디즈니+'로 바로 공개할 예정의 영화였는데, 내부 시사에서 좋은 평을 받아 북미에선 극장 개봉을 한 영화다. 물론, 북미를 제외한 타 국가에선 극장 개봉없이 '디즈니+'로 공개가 되었고.
이후 배급권이 자유로워졌는지, 24년 5월엔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용은 취준생인 '테스'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임대 주택을 예약했으나, 정작 이미 그곳엔 '키스'라는 남자가 살고 있었고. 그 또한 에어앤비로 예약을 했으니. 예약이 중복된 셈. 폭우가 쏟아지는 늦은 시간이라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테스'와 '키스'는 잠깐 한 지붕 아래에 함께 있기로 한다. 연약한 여성인 '테스'는 '키스'의 호의가 악의인지 선의인지 가늠하고 있을 때, 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그들이 사는 공간 아래에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2개의 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기본 플롯의 주인공은 '테스'이긴 하지만, 분위기 전환과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2막에선 '케일'을 중심으로 서사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영화는 두 인물. '테스'와 '케일'을 통해 여성 중심의 서사를 펼쳐나가는데. '여성'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폭력과 편견을 공포영화에 대입하여 그려나간다.
이게 공포 스릴러물로서 무난하게 먹히는 편이긴 한데, 결말에 이르면 주제의식에 함몰되어 다소 심심하게 그려진다는게 문제면 문제다. 그래도 결말에서 오는 반전은 나름의 재미를 선사하니 꼭 나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좀 아쉽긴 하다.
어쨌든 영화는 한 여성이 빈민가 같은 곳을 지나 홀로 평안을 느끼며 있어야 하는 집이 이미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미 살고 있는 남성은 잘 생긴 훈남. 그리고 매너도 있고 유머도 있고 은근 잘 챙겨준다.
여기서 흔히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인 연쇄살인범은 훈남에 매너도 좋다. 언제나 먹잇감이 살인범에게 마음을 놓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겨났다. 그런 점에서 '키스'는 연쇄살인범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도, 주인공인 '테스'도 이 '키스'라는 남성을 마음 놓고 볼 수가 없다. 물론, 이 영화의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물이라면 마음을 놓고 볼 수 있겠지만. 무려 미스터리 스릴러물이자 공포물이니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렇기에 여성이자 혼자인 '테스'의 입장에서 '키스'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여기에 영화는 더 나아가 '여성'이라는 보편적 인물은 보호해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으로 접근하는 남성에 대해서도 묘사한다. 일단 그냥 놔둬도 되는데, '키스'는 끊임없이 배려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전혀 연인이나 혹은 애정관계가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응당 그렇게 해야한다는 남성의 편견은 당연히 상대방이 이런 나에 대해서 호감을 가질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배려 이상으로 과연 과한 행동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을 할 때.
영화는 의도적으로 우리의 우려를 빗겨간다.
그러니깐 '키스'라는 존재 자체의 불안은 '여성'으로서 '남성'을 바라보는 또 다른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남성'과 '여성' 모두 각자의 착각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는 것이고. 영화는 이를 이용해 재치있게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2막에서의 주인공인 '케일'은 남성으로서 그 또한 의도치 않게, '테스'와 동일한 상황에 휩쌓인다.
이 즈음되면 관객은 '키스'라는 존재를 페이크로 활용했고, '남성'이라는 존재가 불편할지언정 '테스'와 힘을 합쳐 나아갈거라 믿게 된다. 이는 모든 공포 스릴러물의 공식과도 같기 때문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협 속에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힘을 합치는 것 뿐이다. 힘을 합쳤을 때 서로의 편견과 오해를 무너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역시나 우리의 기대를 배반한다. 그리고 그 배반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의 산물이기도 한데.
'케일'은 분명 그들과 마주하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다. 이는 이후 '테스'도 알게 되는데.
매너와 배려로 여성을 챙겨주는 듯 하지만. 결국 남성이란 존재는 이 모든 것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우월해지고 더 잘살기 위해서 하는 행동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는 여성의 서사 따윈 관심이 없다. 오직 그가 살아야 하고 우위에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결말의 사건들은 결국 여성들의 연대로 이겨낸다.
단순 크리쳐라 봤던 그녀는 그저 선량한 피해자였고,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 낸 이는 겉으로 봤을 땐 아무런 문제가 없던 남성이었다. 그의 과거 폭력은 결국 현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를 양산해내고, 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은유적 존재다. 그런 악순환을 끊어내는건 결과적으로 같은 여성끼리의 연대에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 <바바리안>은 결국 이러한 편견과 폭력 속에서 수반되는 남성과 여성의 이야기다. 최종적으론 여성의 연대를 주장하는데. 물론, 이런 결과가 장르물로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건 아니지만. 적어도 영화가 끊임없이 비틀면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진 명확하게 확인할 수가 있다.
그렇다보니 결말에서 오는 주장이 장르적 재미를 전복시키긴 해도, 적당히 스릴러물로서의 재미가 있고. 사회적 함축적 의미를 장르적 비틀기에 사용하여 나름의 재미와 의미를 시사하니. 나쁘지 않은 장르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영화 <바바리안>의 가장 큰 단점은 1막이 너무 긴장감있고 재미있어서 2막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거다.
- 평점
- 6.7 (2022.01.01 개봉)
- 감독
- 잭 크레거
- 출연
- 조지나 캠벨, 빌 스카스가드, 저스틴 롱, 매튜 패트릭 데이비스, 리차드 블레이크, 제임스 버틀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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