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영화를 보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영화가 있는 반면.
그런 설명 따윈 없는 불친절한 영화들이 있다.
물론, 두 영화 중에서 어떤 영화가 옳은지를 따질 수는 없고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들을 전달하는데 몰두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 <아카디안>은 자세한 설명은 안해주는 불친절한 영화지만, 감독이 원하는 바가 구성하고 있는 세계관이 아니라 아버지 '폴' 밑에서 자라는 성격 다른 형제 '조셉'과 '토마스'의 성장에 있기에 '조셉'과 '토마스'에 대해선 면밀히 바라보고 주시한다.
그렇다보니 이 영화에서 인류는 왜 존폐의 기로에 서 있게 된건지, '폴'과 두 아들은 왜 밤마다 긴장하며 사는건지. 옆 농장의 사람들과 교류는 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지. 가장 중요한 극중에서 등장하는 '크리쳐'는 어디서 언제 왔으며, 얘들이 원하는건 뭔지.
그런 것에 대한 관객의 궁금증에 속 시원하게 답해주지 않는다. 감독은 애초에 그런건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그러한 궁금증이 되는 소재는 '조셉'과 '토마스'의 성장 서사에 따른 일련의 부여되는 소재 설정일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형제.
그렇다고 해서 이 형제를 통해 인류 구원의 메시지를 담으려는 시도도 아니다.
그저 두 형제가 사춘기 청소년답게 싸우고 반목하다, 다시 화해한 후 손을 잡는 그 여정을 담담하게 다룰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형제를 보면서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은 하나다.
대체 크리쳐물에서 이들의 성장 서사에 많은 부분 할애해가며, 관객의 관심과 흥미를 줄일 이유가 있는가다.
당연히 없다.
물론, 감독은 이들 형제의 서사가 흥미로웠을진 몰라도 이런 형제애 이야기를 굳이 크리쳐물에 빗대어서 나올 이유도 모르겠거니와 장르적 재미를 온전히 전달하는데 매진하지 못하니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아니라 무덤덤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크리쳐들이 공격해오는데, 대체 쟤네들은 왜 공격하는건지, 땅은 어떻게 파는지 모르니 궁금증이 더 해져서 보는 맛이 현격히 줄어든다.
분명 '크리쳐'들이 튀어나오는데 있어서 궁금증을 유발시켜 주는 것까진 좋다. 형제들의 서사에 많은 부분 할애한 만큼, 크리쳐들에게도 서사를 줘야 한다. 궁금증 하나로 처음부터 끌까지 밀고나갈 수는 없다. 보는 관객이 지쳐나가기 때문이다. 온전히 집중하기도 힘들고.
마지막에 부성애 파워로 눈물겨운 아버지의 활약상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 활약상을 통해 이 세계는 아포칼립스임을 명확히 드러내는데. 그렇게 부성애 파워와 두 형제의 성장사를 통해 기껏 하는 이야기는 아포칼립스 시대의 가족애라는거다.
글쎄다.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인건지.
굳이 멸망 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말이 가족애라...
이미 우리에겐 <콰이어트 플레이스>라는 흥미로운 영화가 이미 존재하는데다가, 심지어 이 영화에선 불친절하지 않다. 대략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며, 심지어 속편과 프리퀄로 혹시나 모를까봐 이야기를 더 만들어서 알려준다.
그런 상황에서 별 설명도 없이 가족애를 내세우는 <아카디안>이 그리 달갑게 보이진 않는다.
긴장감도 없으니 마지막까지 보는 재미도 약한게 흠이라면 힘을랄까.
감독: 벤자민 브루어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폴), 제이든 리버히(조셉), 맥스웰 젠킨스(토마스), 세이디 소버롤(샬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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