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으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산타클로스'다 '산타 할아버지'라고도 불릴만큼 친숙하고, 친근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인데. 워낙 오래도록 사랑을 받은 캐릭터라 그런지 영화에선 종종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기도 한다. 동심 파괴에 가깝게 그려지긴 하는데, 그만큼 누구나 아는 캐릭터를 변화시킨다는건 나름의 짜릿함이 있다.
<데드 스노우>의 '토미 비르콜라'감독의 <바이올런트 나잇>도 그런 점에서 나름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극중에서 '산타'는 바이킹 전사였다는 설정이니 말이다. 어쩌다 바이킹 전사가 '산타 할아버지'가 된건진 모르겠지만, 다른건 몰라도 싸움에 있어선 믿음이 가는 설정이다. 그런데 왜 싸움이냐고?
영화 <바이올런트 나잇>은 제목대로 폭력의 밤이다. 축복과 거룩한 밤이 아니라.
일련의 용병들이 거부의 집을 습격하고, 마침 그곳에 선물을 두려는 산타가 용병들을 헤치우게 된다는 심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또 마침 '산타'는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데, 구해달라는 '트루디'라는 소녀는 회의감을 잊게 할 만큼 순수함을 지닌 소녀다. '산타'는 이 소녀를 위해 자신의 옛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몇 백년을 산타로 활동해서인지 싸우는데 좀 둔하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랄까. 그럼에도 제법 잘 싸워나간다. 특유의 맷집과 '산타'만의 비밀스러운 능력으로.
이쯤되면 꽤 볼만한 액션영화 같긴 한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그리 치밀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피가 난무하긴 하지만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진 못하고, 피범벅 범죄액션인데 정작 크리스마스 특유의 가족애와 훈훈함을 집어 넣어 뭔가 언밸런스한 느낌을 선사한다.
'데이빗 하버'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소화해내고, 다른 배우들도 나쁘진 않은데. 전반적으로 산만하다. '존 레귀자모'가 맡은 '스크루지'역은 엄청나게 위협적인 느낌도 없어서 대체로 악당과의 싸움도 고만고만한 느낌을 선사한다. 마지막까지.
그렇다고 엄청 엉망인건 또 아닌게 적당하게 볼만한 재미는 또 선사한다는거다. '토미 비르콜라'영화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이 영화에서도 수위 높은 폭력과 피를 선사하지만. 상황에서 오는 유머도 잃지 않고 있다. 종종 이 유머가 캐릭터를 멍청하게 보이게끔 만들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무난한 유머는 선사하는 편이다.
또한, 누군가에겐 폭력과 가족애라는 이중적인 묘사로 인해 이게 뭔가 싶긴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또 다른 신선한 맛은 있다. 적어도 크리스마스라는 기본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고.
뭐랄까. 영화 <바이올런트 나잇>은 진지하게 보면 낭패인 영화다. 적당히 뇌를 비우고 맥주 한 잔 하면서 보면 딱 맞는 영화라고나 할까. 북미에서 그리 큰 흥행은 하지 못한걸로 아는데, 속편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적어도 다들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VOD로 매출을 올려줬나 보다. 속편의 감독도 '토미 비르콜라'가 맡는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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