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인 '닉'이 납치되자, 그를 찾기 위해 '닉'의 경호원 ELF소속의 '칼럼 드리프트'와 납치의 빌미를 만들어준 해커 '잭 오말리'가 찾아 나선다. 그들은 배후에 크리스마스 마녀 '그릴라'가 있음을 알게 되고, 옛 연인이었던 '크람푸스'까지 찾아간다.
영화 <레드 원>은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 그리고 '산타'마을 등이 등장하면서 대놓고 크리스마스 이벤트용 영화임을 알린다. 그리고 영화도 딱 그 정도만큼만 한다. 그러니깐 크리스마스와 가족의 소중함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까지만 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상상력의 산물인 '산타'마을이나 '크람푸스'등이 등장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지 못한다.
이게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 아닌 11월에 개봉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배우들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치찬란한 설정 때문도 아니다.
비록 11월이라는 크리스마스 철보다 좀 더 이른 개봉을 했고, 좋은 배우들이 적당히 자기 위치에서 활약하며, 요정도 나오고 악마도 나오는 그런 판타지 설정도 보는 재미를 더하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큰 문제는 별 고민없이 만든 이야기와 전개에 있다.
근육파 직진형 '칼럼'과 명석하지만 오직 돈을 추구하며 아버지로서 부족한 '잭'의 버디무비는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설정이다. 묵직한 캐릭터와 가벼운 캐릭터의 조합. 여기에 일련의 과정을 거쳐 깨닫고 성장한다는 서사도 식상할 지경이다. 80년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캐릭터 설정이 우선 발목을 잡고 있다.
납치범의 단서를 찾으러 가는 과정도 허술하고, 범인도 허술하다. 막강한 능력을 가진 듯한 존재는 처음 과시했던 느낌을 살리지 못한체 사라지고, 쉽게 쉽게 넘어가는 사건들은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못한다.
이 영화가 아무리 가족영화라고 하더라도 적당히 긴장감을 주고, 주인공들의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치면 빼어난 기지와 수완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없다. 영화 자체가 어린이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모든걸 가볍고 쉽게 만든 느낌이다. 이쯤되면 아이들을 과소평가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맥빠지는건 액션씬도 마찬가지다. 밋밋하고 둔탁하다.
그 와중에 '크리스 에반스'는 DC의 '원더우먼'을 찾는 개그를 날리고, <블랙팬서>에서 본 듯한 돔 형태의 '산타'마을과 <앤트맨>에서 이미 봐온 크기를 줄였다가 키우는 액션까지. 익숙함을 한 가득 담고 있는 영화다.
'잭'과 아들간의 화합도 대사 몇 마디로 퉁치면 끝날 정도로 쉽게 풀어지니, 모든게 '산타'마을과 '산타클로스'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 외엔 그 어떤 목적도 보이지 않는 영화같다.
이쯤되면 그냥 OTT용 영화 그 이상도 아닌 듯한데. 실상 이 영화 OTT용 영화다. 아마존 MGM에서 제작하여, 아마존 프라임으로 공개될 영화였다. 이게 작가 파업 등으로 공개일정이 밀리다가 그냥 극장 개봉으로 선회한 작품이다. 그러니깐 처음 제작부터 OTT용으로 제작한 것이니 딱 OTT용 영화처럼 보이는건 잘 못 본게 아니라는 말인데.
문제는 굳이 극장에서 돈 주고 본 사람들이 제 값을 했을까?인거다.
그냥 집에서 편하게 OTT로 봐도 무방한 영화를 극장까지 가서 이 영화를 봤는데. 이 정도 퀄리티로 집이 아닌 극장에서 본다는건 너무 부당한 일 아닌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아마존 입장에선 타격이 없겠지.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자사의 OTT로 공개할 목적으로 만들었으니 극장 개봉으로 수익 조금이라도 벌어들이면 좋을테니깐. 하지만, 관객 입장에선 글쎄다. 굳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갈 만큼의 매력도 없고, 퀄리티도 떨어지는데. 손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으니깐.
그런데 솔직히 OTT로 봤다고 하더라도 좋은 평은 못하겠다. 여전히 구린건 구리니깐.
다만, 이걸 극장 티켓을 구매해서 봤기에 더 나쁠 뿐이고.
- 평점
- -
- 감독
- 제이크 캐스단
- 출연
- 드웨인 존슨, 크리스 에반스, 루시 리우, J. K. 시몬스, 보니 헌트, 크리스토퍼 히브주, 키어넌 쉽카, 마리 엘리자베스 엘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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