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물의 승부는 두 남녀 주연배우들에게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로코물을 완성하기 위해선 일단 두 남녀의 매력이 충분히 발산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둘 중 한 명만 뛰어나서도 안될 일이다. 둘 다 매력이 없다면 그건 100% 망했다고 봐야할테고.
그런 점에서 영화 <페이크 러브>는 두 남녀 주인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어 주는 영화다. 요즘 한창 잘 나가고 있는 두 배우 '시드니 스위니'와 '글렌 파월'의 케미마저도 이 영화에선 환상급이다. 그렇다보니 영화 전체가 그냥 두 배우를 위해, 아니 두 배우에게 완전히 의지하고 기댄 느낌이다.
북미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것도 두 배우의 적극적인 홍보 때문이라고 하니. (심지어 둘이 사귀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케미가 좋은데. 다만, 두 배우는 각각 연인이 따로 있다.)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도 말 다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내용은 우연찮은 사고로 만난 '비'와 '벤'은 첫 눈에 반하게 되지만, 다음 날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멀어지게 되고. 이후 각자의 지인이 연인 사이로 둘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비'와 '벤'. 친구들은 둘 사이를 잇게 해주고자 한다는 내용인데.
이 영화가 얼마나 두 사람에게 기대고 있는가 하면, 두 주인공을 빼고 보면 허점투성이에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는걸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지, 결혼식 당사자가 아닌데. 결혼식 당사자들이 하객을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이나 결혼식을 앞두고 민폐란 민폐짓은 다 하면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주인공이 아니라면 그냥 빌런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존재들이다. 그나마 주인공 버프를 받아 유머러스하며 로맨틱하게 포장하는데. 보고 있는 동안 과연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외에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조헬기를 프로포즈 용으로 사용한다는 점(물론, 영화니깐 그냥 넘어간다고 하더라도)도 문제고. 많은 부분 두 배우에게 기대다 보니 개연성도 말아먹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극중 코미디는 글쎄... 그 부분은 어차피 각자의 취향이 있으니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순 없겠으나. 개인적으론 무난했던 편. 애초에 이 영화에 출연하는 '시드니 스위니'를 비롯하여, '글렌 파월', '더멋 멀로니'나 '알렉산드라 쉽'등 좋아하는 배우들로 포진되어 있어서 그런 점도 있을테고.
결국 영화 <페이크 러브>, 혹은 <애니 벗 유>라고 하는 이 영화는 이쁜 배경으로 이쁘고 매력적인 두 배우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영화다. 서사 따윈 버리고 오직 직진만 하는 영화로 참 말도 안되지만. 영화가 두 배우에게 의지한 만큼 그 값만큼은 충실히 해내는 영화이고. 요근래 이 영화처럼 가볍게 볼만한 로코물이 없다는 점은 나름의 장점이기도 하다.
물론,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두 배우 보는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영화라 하겠다.
감독: 윌 글럭
출연: 시드니 스위니(비), 글렌 파월(벤), 더멋 멀로니(레오), 대런 바넷(조나단), 알렉산드라 쉽(클라우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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