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터스 Twister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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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터스 Twisters 2024

 

감독: 정이삭

출연: 데이지 에드가존스(케이트), 글렌 파월(타일러), 안소니 라모스(하비)

 

<미나리>를 연출했던 '정이삭'이 연출을 맡은 영화 <트위스터스>. 

1996년 '얀 드봉'감독이 연출을 맡고, '헬렌 헌트'와 '빌 팩스톤'이 주연을 맡았던 <트위스터>의 정식 속편이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면 속편이라기 보단 리부트에 가까워보인다. 영화는 전작과 동일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주인공의 상황 설정과 시대적 흐름에 맞춘 변화만 더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극중에서 '케이트'가 바람을 읽는 장면은 <트위스터>에서 '빌 팩스톤'이 맡았던 '빌'이 하던 행동이랑 동일하다. 단지, 모래에서 민들레로 변경되었을 뿐. 

 

그래도 이 영화 시간의 흐름으로 전작에선 볼 수 없었던, 유튜브와 드론이 등장하고. 여기에 이혼 예정이던 부부가 다시 재결합하던 이야기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남녀가 알아가는 이야기로 살짝 바꿨을 뿐인데도 전작과 다른 맛이 있는 영화다. 

특히, '데이지 에드가존스'와 '글렌 파월' 그리고 '안소니 라모스'는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들만의 매력도 잘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정이삭'감독은 캐릭터에 많은 공을 쏟지 않는다. 오히려 감독이 공을 들이는 곳은 '토네이도'다. 재난 영화로서, 전작보다 시간이 흘러 더 정교하고 그럴싸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지금. 오직 '토네이도'를 통해 자연이 주는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우리를 그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보니 극중에서 많은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또한, 전작과 동일한 극장씬은 스크린을 찢고 등장하는 '토네이도'를 통해 영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는 재난을 경고한다는 점에서 전작과의 연결성과 오마주. 그리고 영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덕분에 전작과 동일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변화와 의미성은 이 영화가 전작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영화가 완벽할 순 없다보니 이 영화도 치명적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 

 

 

자연을 이겨내진 못할지라도 어떻게든 생존하고자 발버둥치는게 재난 영화의 핵심이다. <트위스터스>는 재난에 올인한 덕분에 재난물이라는 장르 영화 내에선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캐릭터에 공을 들이지 않아 감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극적 긴장감이나 감동은 덜하다. 게다가 각 인물들의 갈등과 화해도 너무 쉽게 흘러가니 온전히 '토네이도'와 배우들의 매력에만 의지하는 영화가 된 것은 이 영화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각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다루었던 <미나리>의 '정이삭'감독이기에 단점으로 다가오는 아쉬움이 좀 더 큰 편이기도 하고. 

 

'토네이도' 또한 재난 영화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긴 하지만. 정작 1년에 한 두 번 볼까말까한 '토네이도'가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정도로 등장하면 마을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절로 들 정도다. 

게다가 전개 과정상 드러나는 각 인물들간의 갈등과 긴장의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없기에 '토네이도'가 빈번하게 등장하게 된다. 그러니깐 루즈해질 즈음 되면 자연스레 튀어나와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게 바로 '토네이도'인 셈이다. 

 

 

배우들의 매력을 제외하면, 배우 활용도 썩 좋지 않은 편이고. 더 나아가 나름의 악당들은 처우가 좋지 못해 있다는 것만 등장시키지, 어떠한 서사도 부여받지 못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적어도 재난물만 믿고 본다면 잔가지 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는 영화라서 만족스러울 수 있으나. 군데군데 빈틈과 헛점. 그리고 얄팍한 인물간의 관계 묘사로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는 영화가 <트위스터스>다. 

 

그래도 흔치 않은 재난물에 매력 넘치는 세 배우들 보는 재미. '글렌 파월'과 '데이지 에드가존스'의 은근슬쩍 썸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고. '토네이도' 활용이나 CG도 괜찮아서 돈 값은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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