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Handsome Guys 영리한 각본과 연출이라고 해도 취향은 어쩔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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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라이 크레이그'의 <터커 & 데일 VS 이블>은 국내에 개봉되지 못했으나, 본 이들은 모두 호평을 한 영화다. 우선, 이 영화는 기존 슬래셔물의 클리셰를 깨면서 전개되면서, 적절하게 고어와 코미디를 버무리면서 진행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그 당시 시점으로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24년엔 이 영화를 원작으로 국내에서 로컬라이징한 리메이크 작이 개봉했다. <핸섬가이즈>라는 제목으로 두 명의 험상궂은 외모의 남자가 시골 외딴 지역에 이사 갔다가 얽히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감독인 '남동협' 감독은 기존 작품을 원작으로 하되 국내 정서와 어울리는 로컬라이징과 더불어 장르를 덧붙였다. 아무래도 원작인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설정만으로는 동일하게 가지 않는 이상 뽑아낼 이야기가 없었을테고, 10년이 흐른 뒤 나온 영화이니 변화도 필요했을거다. 
그렇다보니 '남동협'감독 입장에선 어차피 설정 자체가 무리수이니 더 과감하게 나가기로 결정한 듯 하다. 기존 슬래셔물에 오컬트물을 더 했기 때문이다. 

<핸섬가이즈>는 코믹 소동극과 슬래셔와 오컬트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데 일단 성공한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인 '재필'과 '상구'는 시골 사람이 아닌 시골로 이사를 간 도시인으로 바뀌고, 이사간 집이 알고보니 악마를 가둔 곳이었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이들과 엮이게 되는 일련의 대학생 무리들은 현시대에 맞게 SNS와 몰카, 프로의 도덕성 결여 등을 첨가했다. 
그러니깐 원작에서 기본 설정을 가져오되, 마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남동협'감독만의 이야기를 더 추가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추가점은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원작을 봤더라도 <핸섬가이즈>는 별개의 영화로 치부하며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순히 리메이크하면서 배경이나 약간의 서사만 달리하는 몇몇 작품들과는 궤를 달리 했단 점에서 이 영화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영화 자체의 한계는 명확하다. 일단, 웃겨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유머를 남발한다. 과연 유머 자체는 유효하게 먹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화의 방식이 상황 설정에서 오는 소동극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몇몇 오버 액션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볼만하다. '재필'과 '상구'를 착하게 만든건 이해가 되지만 지능 자체를 떨어뜨린 듯한 과장은 아쉬운 점이다. 착하다고 마냥 저능아도 아닐 뿐더러, 지능과 외모도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외모와 순진함에서 오는 일반인과 다른 외형. 그 외형에서 오는 지능적 수준 미달의 방식은 '영구'와 '맹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잊을만하면 만들어진다. '영구'와 '맹구'가 과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진 몰라도 시대가 시대이니 이젠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한 편이고, 세 가지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음에도 그럭저럭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당장에 <핸섬가이즈>의 재미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온다고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막나가는 방식의 연출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과 가끔은 이렇게 막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분명 아쉬운 점이 있어도 그렇다고 마냥 못만든 것도 나쁜 영화도 아니다. 이래저래 괜찮긴 한데. 어디까지나 B급 스타일의 정서와 피를 뿜어대면서 웃어 넘기는 장면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있으니 그 모든걸 넘길 수 있다면 즐겁게 보겠지만. 아니라면 이 영화는 시종일관 지옥과 같은 영화가 될지 모른다. 당장에 이들의 유머도 좋게 보면 B급 정서의 매니악스러운 유머지만. 엄밀히 달리 따지면 유치찬란하고 당황스러운 유머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공포영화는 취향에서 갈린다. 물론,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이라고 해도 이 영화는 코미디도 있으니 취향이라는 벽이 하나 더 있긴 한데. 그럼에도 영리한 리메이크라는 점과 더불어 근래 쉽게 보기 힘든 영화라는 점에서 한 번쯤은 봐도 괜찮은 영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취향과 항마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볼만한가는 또 별개의 문제이니 그저 기회가 되면 보고, 안된다면 억지로 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핸섬가이즈
“우리가 뭐 빠지는 게 있노?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인물도 훤칠한데.” 자칭 터프가이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 현실은 잊지 못할 첫인상으로 이사 첫날부터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과 ‘남 순경’(이규형)의 특별 감시 대상이 되지만, 꿈꾸던 유럽풍 드림하우스에서 새출발한다는 것에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물에 빠질뻔한 ‘미나’(공승연)을 구해주려다 오히려 납치범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이어진다. 한편 ‘미나’를 찾으러 온 불청객들을 시작으로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던 악령이 깨어나며 어두운 기운이 집안을 둘러싸기 시작하는데… “왜 다들 우리집에 와서 죽고 난리야!”
평점
7.0 (2024.06.26 개봉)
감독
남동협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장동주, 강기둥, 빈찬욱, 김도훈, 박정화, 박경혜, 이서환, 송유현, 제이미 호란, 진태건, 우현, 복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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