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Trap,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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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조쉬 하트넷(쿠퍼), 아리엘 도노휴(라일리), 살레카 샤말란(레이디 레이븐), 헤일리 밀스(닥터 그랜트)

 

'M. 나이트 샤말란'감독은 <식스센스> 이후 반전에 대한 대명사로 불리긴 했으나, 문제는 <식스센스>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만족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물론, 99년 <식스센스> 이후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이긴 한데. 이게 참 애매한게, 몇몇 작품을 제외하곤 대체로 과대평가된 감독이라고 평하는게 현재다. 

물론, 그 몇몇도 좀 더 나을 뿐이지 만족스럽진 않다. 그럼에도 <언브레이커블>을 시작으로 <23 아이덴티티>와 <글래스>로 이어지는 연작과 <더 비지트> 같은 다시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는 둘째 치더라도 <글래스>는 과연 괜찮았나라고 질문한다면. 역시나 아니다. 그러니깐 '나이트 샤말란'감독은 한 편의 영화 내에서 기대감을 올리면서 시작하다가 항상 후반부. 즉, 결말에 이르러 짜게 식어버리게 만드는데. 그러한 과정은 <언브레이커블>로 시작해서 <글래스>로 식어버리게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된다. 

 

이게 한 편의 영화든 이어지는 영화든 동일하게 작용하는 방식이란 점이다. 물론, '나이트 샤말란'감독이 의도한건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데. 24년 신작인 <트랩>도 그러한 방식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니 더 나아가 예고편에서 기대감을 올린 후 마지막이자 본편인 이 영화에서 짜게 식어버리게 만든다. 
놀라울 정도로 예고편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연쇄살인범인 주인공이 딸바보로서 공연장에 갔다가 경찰의 함정에 걸린다는 설정. 이런 설정만 놓고 보면 기대를 안할 수가 없으니깐. 다만, 문제는 이러한 설정이 중반까지만 이어지고 이후엔 밖에서 활동하는걸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니깐 나를 비롯한 수 많은 관객은 예고편에서 보여준 공연장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정작 본편의 절반은 다른 곳에서 이야기한다. 

 

 

이게 나름 반전의 제왕다운 반전이라면 할 말 없긴 한데. 이렇게 반전을 날릴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게 또 재미있게 흘러가느냐고 묻는다면 이 또한, 아니다. 분명 공연장 내에서 여러 사람을 속이면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면서 적당히 범죄를 저지르며 집중되는 이목을 분산시킨다. 그 과정이 느슨하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지만. 얘는 너무 태연하게 일을 저지르는데다가 나중엔 완벽한 남자, 혹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버프 먹인 느낌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정된 공연장에서 100분을 유지하려면 이 정도는 이해해줘야 하니 패스한다고 해도. 정작 공연장에서 유유히 걸어나온 순간 부터는 긴장감이 더 죽어버린다. 폐쇄 공간이 넓어지면서 행동에 제약이 많은 부분 풀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퍼'는 가족에게로 간다. 그냥 도망치면 될텐데 그러지 않는다. 무슨 생각인건지. 그것도 사건 당일날. 하룻동안 벌어지는 일인데, 영화 전개상 다음 날로 넘기기 싫은건지 당일날 모든걸 해버리겠다고 무리수를 감행한다. 그런데 이 무리수. 주인공이자 범죄자인 '쿠퍼'를 초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른다.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기충격기에서도 강하게 이겨내어 결국 경찰 한 명을 고꾸라뜨리니. 

감독은 아마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히어로' 연작을 구상중인건 아닐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만든다. 심지어 극중에서 명석한 두뇌의 주인공 못지 않은 FBI프로파일러까지 등장하고, 결말에서 절대로 잡히지 않을거라는 '쿠퍼'의 미소까지 더해주기 때문이다. 마치 <23 아이덴티티>를 보는 느낌이다. 

 

 

일단, 북미와 국내 모두 흥행이 되지 못한 영화라 이후 어떻게 진행될진 알 수가 없는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예고편만큼은 확실히 낚아올리는덴 예나 지금이나 최고인 듯 하고. 그보다 결말에서의 아쉬움은 이 영화 본편에 모두 담아버렸단 점에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한 없이 꺽여 버렸다. 이전 <올드>와 <똑똑똑>은 적어도 본편 내에서 흥미와 실망이 있었는데. 어찌 이 영화 <트랩>은 예고편에서 흥미를 느끼고 본편에서 실망하게 만든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중의 큰 그림을 위한 워밍업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이런 워밍업은 안했으면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실망해놓구선 다음에 또 '샤말란'감독의 영화가 나오면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점점 예고편 맛집이 되어가는 중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트랩 Trap, 2024

 

★☆ - 그냥 '조쉬 하트넷' 보는 재미로 한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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